메뉴

진해 ‘초등생 횡단보도 참변’ 교차로에 안전시설물 보강

구청, 단속카메라·표지판 등 설치… 대각선 횡단보도·스쿨존 추진도

경찰, 도내 46개 스쿨존 특별단속… 사고다발시간대 인력 배치도

사고현장 시민 추모 발길 이어져… “어른들이 미안해” 선물·편지 가득

기사입력 : 2023-04-24 21:11:58

속보= 최근 창원시 진해구에서 등굣길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진 교통사고 이후 관계기관이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교통안전시설물을 보강하고 특별단속에 나섰다. 사고 현장에는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21일 1면  ▲마법 꿈꾸던 11살 소년, 생명 나누고 천사가 됐다 )

24일 진해구청에 따르면,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진해구청에서 진해군항 방면 교차로에 신호·속도(30㎞)제한 단속카메라와 속도제한 표지판, 단속예고 표지판이 지난 7일 설치됐다. 해당 교차로는 시내버스가 녹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을 충격한 장소이다. 지난 3일 오전 8시 20분께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진해구청에서 진해군항 방면 교차로에서 녹색 신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A(11)군이 시내버스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지난 14일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버스가 황색 신호에 정지하지 않고 달리다 보행 신호 직후 횡단보도를 건너던 A군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청은 사고가 일어난 교차로가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인 점을 고려해 도로교통안전시설물 추가 보강을 추진하고 있다.

24일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초등생 교통사고 현장에 신호·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24일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초등생 교통사고 현장에 신호·과속 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김승권 기자/

현재 구청은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위한 인근 주민 의견을 수렴한 상태로, 도로교통공단과 경남경찰청의 설치 적합성 심의를 위한 심의위원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보행자의 신호대기 시간을 줄이고, 인근 차량의 정지·통행 시점이 통일돼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심의가 통과되면 대각선 횡단보도와 더불어 노면 속도제한·서행 표시 및 교통안전 표지판, 과속방지턱도 함께 설치될 계획이다. 구청은 또 해당 교차로 스쿨존 조성을 위해 도로교통공단과 경남경찰청에 검토의견서를 지난 7일 제출했다. 의견서가 받아들여지면 별도의 심의 단계 없이 스쿨존 조성이 가능하다.

경남경찰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는 5월 31일까지 ‘스쿨존 법규위반행위 특별단속’을 진행한다. 경찰은 사고 지점을 비롯해 법규 위반이 잦은 도내 46개 초등학교 스쿨존·통학로를 선정, 버스나 대형화물차 등의 위반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특히 등·하굣길과 사고 다발 시간대(오후 2~6시)에 교육청 인력·녹색어머니회·모범운전자 등을 배치해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한편 A군이 사고 발생 11일 뒤인 지난 14일 본인의 간장과 좌우 신장을 기증, 3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지자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찾은 해당 사고 지점 인도에는 국화꽃과 과자, 사탕, 젤리, 편지 등을 두는 등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도 앞에 놓인 편지들에는 “나는 네가 천국에 갈 거라고 생각해, 거기서는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살아”, “어른들이 미안하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오빠 얼굴은 모르지만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라는 글들이 적혀 있었다. 두 자녀를 키우고 있는 김나은(36)씨는 “남 일 같지 않아 너무 슬프다. 어른들의 부주의로 이런 참변이 일어났는데, 미안한 마음뿐이다”며 “아이가 천국에서는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란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김영현 기자 kimgija@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영현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