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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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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차량 쫓아가 잡은 시민 알고 보니 ‘두 번째 추격전’

사천 시외버스 운전기사 한겨레씨
지난 26일 밤 6㎞ 뒤쫓다 막아 세워
작년 6월엔 고속도로서 검거 도와

  • 기사입력 : 2022-03-28 20: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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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주차량을 추격해 검거를 도운 사천의 30대 버스기사가 또다시 음주차량을 끝까지 쫓아가 검거를 도와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 26일 밤 10시 30분께 112신고센터에 음주운전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는 “앞에 가는 차량이 음주를 한 것 같다. 차가 왔다 갔다 하다 갓길로 가면서 갑자기 칼치기(급 차로변경)로 들어오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다”고 경찰에 알렸다.

    지난 26일 밤 10시 30분께 음주차량 추격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한겨레씨/
    지난 26일 밤 10시 30분께 음주차량 추격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한겨레씨/

    신고자는 삼천포에서 시외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한겨레(33)씨로 이날 일을 마치고 평소 좋아하는 드라이브를 하던 중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목격했다. 삼천포에서 사천대로로 가던 중 용현면 부근에서 멀리 떨어져 가고 있는 차량이 이상하다는 것을 직감했다.

    한씨는 “멀리서 한 차량이 보였는데 깜빡이도 안 켜고 왔다 갔다 하면서 칼치기 운전을 하는 것을 보고 음주운전 차량임을 직감했다”며 “용남중 앞 사거리에서 그 차량이 신호를 받아 멈췄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하고 이후 추격에 나섰다”고 말했다.

    한씨는 5~6㎞를 추격하던 중 음주차량이 갑자기 오른쪽 도로로 빠져나가 항공우주테마공원 쪽으로 달리는 것을 보고 놓칠 것 같아 과감하게 차량을 추월해 그 앞을 가로막았다.

    음주차량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한씨의 차량으로 다가왔고 순간 한씨는 만취한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할지 몰라 자신의 차량을 앞쪽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상대 운전자는 다시 자신의 차량을 타려고 했지만 때마침 도착한 경찰에 붙잡혔다.

    한씨는 “사천항공우주테마공원으로 빠지게 되면 고성으로 갈 수도 있고, 진주로 갈 수도 있다. 경찰서 관할이 달라지기 때문에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추월해서 막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경찰에 검거된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99%이었다. 한씨가 막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한씨는 지난해 6월 통영에서 진주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음주 의심 차량을 발견하고 추격해 경찰의 검거를 도운 일도 있었다. 당시 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55%로 만취상태였다.

    한씨는 렌터카 일을 3년 정도 하다 7년 전부터 부산교통에서 시외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한씨는 “어릴 때부터 음주운전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피해자 가정을 얼마나 망치는지 보고 느낀 것이 많았다. 어머니로부터 음주운전을 발견하면 무조건 신고하라는 교육을 받았다”며 “음주운전으로 제2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도 음주차량 보면 계속 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천경찰서는 한씨가 추격해 검거한 운전자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김호철 기자 keeper@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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